정신병이 동시에 오는 경우/상담 후기

1회차 상담

lesbian-life 2024. 9. 4. 00:42

6개월전에 받은 곳에서 상담을 진행했다.

나는 나 자신을 성찰하고 내가 깨달음을 얻은 다음에 내 선택으로 무언가 행하는 게 좋다.

내가 내 선택으로 내 삶을 바꾸는게 좋다. 상담은 그런 효과를 잘 준다.



상담은 대만족이었다.

시원하게 울고 초코우유 한 잔을 하는데 속이 뻥뚫린 기분이라 좋았다.




상담 내용을 말해보겠다.

먼저 상담 전에 사전 검사를 했다.


상담사분이 검사 결과를 보면서 궁금한 게 있긴 하나 그건 함부로 평가가 될 수도 있으니 나의 말을 먼저 듣고 여쭙고 싶다고 했다.

나는 1)최근 만성질환의 증상으로 슬펐다,
2)내가 공황장애를 얻었는데 이미 있는 조울증과 함께 증상을 보이면서 나 자신이 혼란스럽다,
3)죽고싶다.

이 3가지를 말했다.


1은 그냥 내 만성질환에 불쾌감에 관해서 말했다. 상담으로 모든 사람들의 장애인 인식을 바꿀 수 없는 걸 안다. 바꿔도 나만 바꿀 수 있는 걸 안다.

그래도 이렇게 얘기를 하니까 마음이 편하다. 가슴의 답답함이 줄어드는 기분이었다.




2는 공황장애 진단 받게 된 계기
에 잘 담았다. 혹시 자신이 공황장애인가 의심스럽다면 읽어보는 것도 추천.

짧게 또 적어보면 회사에서 상사들이 주는 스트레스에 크게 상처 받었고 결국 정신과 진료를 받게 되었다고 얘기했다. 어린시절부터 엄마가 힘들었고 엄마가 날 정신적으로 괴롭힌다.' 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얘기하면서 울컥해서 울었다.


막말하는 상사들은 주변에 사람이 없어서 그런거다, 당신 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그럴거다, 다들 티는 안 내지만 모두 싫어할거다"라고 위로를 해줬다. 이런 뒷담은 좋다. 내 편이 되는 거 좋다.

+자기는 사회생활 처음부터 그랬으면 이직 준비한다고 또 버티려고 했었다는 거 대단하다고 해줬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이 꿈이 뭐라고.


엄마 욕은.. 어린 시절부터 아프면 못하는 아이가 되어서 무능력해지는거나 엄마의 스트레스를 다 받았던 얘기나 최근 우리 집은 가난한데 넌 너무 많이 쓴다고 한 거나.. 사실 내가 말하면서도 진짜 많이 쏟아낸다 싶었다.

하지만 상담사분은 격하게 끄덕이면서 공감 해줬다.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검사결과를 봤을 때 내 우울도, 자살위험도, 트라우마가 너무 높아보여서 이야기를 듣고싶었다고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나는 더해서 경제적인 독립을 위해 쿠팡, 상하차 알바를 지원한 걸 말했다.

매우 충동적이었다. 나도 알고있다. 일에 귀천은 없는데 나는 돈이 너무너무 없다. 몸도 만성질환으로 망가졌지만 가진 건 이 몸이다.

그렇게 돈이 필요하다면 이렇게 돈을 벌자 싶었다.


하지만 취직을 위해 자격증 공부에 매진하자는 조언을 받았다. 좋은 조언이었다. 날 어쨌든 계속 살게한다. 미래지향적이고 긍정적이다. 좋게 들렸다.

아주 작은 월세방이라도 나와서 살아가보는 것을 추천받았다. 자립도 연습이라고 배우라고.

난 해외로 도망가고싶다. 6개월이라도.  

하지만 엄마 없이 살아본 적이 없다. 그게 먼저인 거 같다 느꼈다.



죽고싶다는 얘기. .

책도 읽고 교육도 받고 운동을 해도 우울하다. 하는 와중에도 죽고싶다는 섕각이 끊기지 않는다. 살아있는 것이 버겁고 눈 뜨는게 너무 버겁다고 말했다.

솔직하게 말했다 그냥.

나는 내가 조현병인가 의심한 적도 있다.

죽고싶다는 문장이 머릿 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누가 말하나 싶을정도로 계속 머릿 속에서 말한다.

공황발작이 몸으로 고통이 오는 것도 그렇고 죽고싶다는 생각도 그렇고 정신과와 상담을 병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인상깊은 말..

1)많은 노력을 하는데 그 노력을 줄이세요. 이미 힘든데 너무 힘든데 억지로 하실 필요는 없어요. 지금보다 반만 하세요. 너무 억지로 하면 또 병이 될 수 있어요."

내가 또 너무 노력해서 아프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2)가족에게 풍족한 지지를 받으면 이상한 상사들이 뭐라고 하는 거에 보통 상처를 받지 않아요. 내담자분이 약점이라고 느낀 부분에 저는 지지를 해주고 싶네요."라고 하던 그 지지도 좋았다.

엄마에게 지지..? 못 받았지. 아직 부족하지..


3)죽고싶다는 생각이 들때 그 생각에 반항을 해보세요. "아니! 난 살 거야!"라고 소리쳐보세요. 일부로라도 반복 해야해요.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라고 했다.

나는 내일 죽어도 한이 없다. 예약해둔게 있긴 하나 만약 신들이 부르거나 저승사자가 부르면 그냥 따라갈 것이다. 하지만 이 얘기가 새로웠다. 덧붙여서..

"정말 죽고싶었다면 여기 안 오셨을거에요. 오신 거 자체로 대단해요. 죽음말고 또 다른 탈출구가 있어요."
라는 말도 해줬다. 또 다른 탈출구라..

안 보인다. 우울하다는 건 어두운 터널 속에 있는 거 같다. 빛이 없는 거 같다. 그런데 또 생각해보면 여행도 그렇고 날 사랑해주는 친구들이 있다, 그들의 응원이 있다.

난 지금 눈을 떴고, 그럼 살아보자.

그럼.. 버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