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당사자 경험 (수필)

공공일자리로도 자본주의에서 나는 살아남을 수 없다.

lesbian-life 2024. 8. 23. 20:56

 돈이 너무 없다. 심각하게 없다. 영화도 안 보고 뭐 문화생활도 안 하고 여행을 안 가도 아무튼 돈이 없다. 이 자본주의 세상에서는 돈이 없으면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돈이 있어야 내가 살아가는데 편하다는 게 진짜 너무 싫다. 돈이 권력이라는 사실이 정말 싫다.
 
내가 조울증이랑 만성질환이 있어서 공공 일자리 추천을 많이 받았다. 공공 일자리는 욕할 게 너무나 많다.
 
 
 
 

 
 알바몬, 알바천국이나 청년 지원금은 당연히 들어간다. 그럼 뭐 하냐 지금 당장 나한테 떨어질 돈이 없다. 그것 조차 기다려야 한다. 기다려서 받을 수 있으면 양반이다.
 
더 가난하고 더 못 살아야 지원금을 주다. 
 
일자리 사업, 위탁 지원 사업 등 다 기간도 짧아. 지금 당장 급한 나를 위해 뜨는 상품은 없다. 복지를 위해 나는 또 기다려야 한다. 반복이다.
 
지원이 새해 초에 그런 경우가 많다. 그때 떨어져도 또 지원해서 받고 싶은데 현저히 적다. 복지는 매일 매달 올라와야 하는 거 아닌가!
 
아님 선별하지 말고 그냥 대한민국 국민이면 돈을 주거나!!
 
한국인은 빨리 빨리지만 복지에는 그런 거 없다.
 
자본주의에서 돈 없어져서 바로 뒤쳐진 사람 되는 것이다.
 
3년째 이걸 반복 중인데 나는 딱 9개월 일 해봤다. 월 4만 원 받고. 하하하! 진짜 그냥 일하는 기분만 내봤다. 하하하! 서러워서 정말!
 
세금 부족으로 일자리가 끝나서 바로 나오게 되었다. 어이가 없어. 그 많은 세금이 왜 나한테 돌아오지 않는 거지? 왜 가난한 사람들이 다시 돌아온 세금을 받지 못하는 것이지?
 
 
 
 공공 일자리에 지쳐 알바몬을 다시 찾는다. 지원을 230번 했다. 그 누구도 연락을 해주지 않는다. 서류도 늘 같은 말을 넣는다. 같은 자기소개를 한다. 내가 하도 작성해서 키보드도 자동완성이 된다.
 
뽑아주지를 않는다.
 
 누가 자리를 비워야 내가 들어갈 수 있는 걸 안다. 그리고 막상 들어가면 또 우울해진다는 걸 안다. 그래도 가난한 게 더 싫은 거 같다. 돈이라도 있으면 언제라도 도망갈 선택권이 있지만 돈이 없어지니 선택권이 없다. 이런 망할. 
 
 
 나도 병이 없다면 더 다양한 일자리를 가고 싶다. 몸쓰는 일을 하고 있다. 지금도 병원에 돈을 다 받치고 있다. 이런 망할. 한정적인 시간 한정적인 일자리. 나에게 다 최악이다.
 
 
 
분명히 잘못되고 있다. 자본가들이 내 돈을 너무 뺏어갔다. 피냐타 경제가 절실히도 필요하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짤을 말하는 것이다. 피나탸 경제가 경제 이론은 아니다.
 
오늘도 공공 일자리 지원, 알바몬 지원을 했다. 연락이 없어서 속상해졌다. 속상한 마음에 글을 적어본다. 
 
 한국이 청년들이 죽지 않기 위해 공공 일자리도 만들고 노력한다는 거 그거 다 개소리다. 공공 일자리 지원해 봐~라고 몰라서 하는 소리도 작작 했으면 좋겠다.
 
이미 해봤는데도 안 되거나 아님 여전히 가난한 나 자신이 짜증 나니까.
 
한국은 여전히 나한테 "나라가 나한테 해준 게 뭐가 있는데?"라는 말이 자동으로 나오게 만드는 나라다. 
 
 
 
지금 당장 시골을 내려가기에도 돈이 없다. 시골은 아무나 내려가는 가. 농사 기술도 그렇고.. 외국으로 도망도 그것 역시 돈이다. 도망도 돈이다. 돈없어서 나를 아프게 하는 곳에서 남아있는다.
 
요양을 위해 놀러가는 것도 마찬가지다. 돈이 없으면 못 도망간다. 남아있으니 정말 우울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