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즈비언/작품 후기 (작품과 관련한 생각)

이방인을 통해 해보는 재밌는 상상

lesbian-life 2024. 11. 8. 17:32

얼마전에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을 다 봤다. 흠흠.. 빨리 쓰려고 했는데 이제 쓰네. 일단 굉장히 잘 봤다. 
 
 

 
나는 한국 드라마에서 여주를 붙잡겠다고 팔을 잡는다거나 그런게 싫다. 하지만 여기서는 끝까지 기다린다. 계속 기다린다.
 
여주의 선택을 존중한다. 
 
이 둘이 또 헤어질지 모른다. 하지만 여전히 사랑하기에 서로 진심으로 사과하고 다시 만난다. 보기 좋았다. 
 
 
이걸 봤으면 또 한일합작이 있지. 바로 '아이 러브 유' (eye love you) 
배용준 사마를 이은 채종협 사마(채사마)라고 불린다는 그 작품!
 
이건.. 조금 걱정했다. 왜냐면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한국 연출진이지만 여기는 제작진이 일본 제작진이다. 
 
내 편견이지만.. 아직 한국이랑 일본은 사이가 좋지 않다. 제대로 된 사과도 없고.. 한국인을 비방하는 것도 많고..
 
내가 불쾌하게 보면 어쩌지..? 라는 생각. 다행이 일본에서 K-팝의 위상이 어느정도 인지 느낄 수 있는 드라마였다.
 
일본 여성들이 어떤 여성 캐릭터를 선호하는 지.. 어떤 남자주인공을 보고 싶은지에 대해서도.
 
 

 
현재 5화까지 봤다. 5화까지 본 후기로는.. 
 
왼쪽! 여자주인공! 유리! 초콜릿 회사에 ceo다! 이벤트도 기획한다! 남의 마음을 듣는 능력이 있다! 남의 마음이 들리는 게 무섭다고 남자친구에게 차였다! 연애는 안 해야지 결심! 
 
배고프면 화내는 편! (남자주인공 태오가 항상 유리를 걱정하면서 밥 먹일 생각을 한다. 웃겨. 유리가 싫어하지 않아. 더 웃겨.)
 
오른쪽! 남자주인공! 태오! 해달에 관심있다! 대학원 재학중! 2년간 일본 생활! 밥 해주기를 좋아한다! 직진하는 연하남! 
 
 

 
결혼하지 않고 능력있는 여성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삶을 살아간다는 게 보기 좋았다. 
여주 주변에 친구들이 많은 것도 좋았다.
 
로맨스니까.. 서브남이 있길 마련이지만.. 난 그것 보다 여자 사람 친구와 함께 하는 것이 더 보기 좋았다. (마음 맞는 동성 친구 보기는 좋아.)
 
초콜릿을 좋아하는 만큼 식사하는 걸 좋아하는 부분이 귀여웠다. 태오가 요리 하기를 좋아하기에 잘 어울렸다.
 
태오가 요리하기 좋아하는 부분이 이 커플에 연애를 응원하게 된다. 사진처럼 여주는 맛있는 걸 먹고 웃는다. 그 '미소'에 특히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성적인 관계가 아니라 순수한 사랑이다. 보는 나도 편안하게 볼 수 있다. 
 
 

 
아직 남주의 교수님이나 얘네가 그래서 연애를 쭉 이어가는 걸까 궁금하긴 한데.. 
 
남주는 자신의 연구에 있어서도 열심히 하고 인턴으로 회사 다닐때도 열심히 한다. 자신과 함께 하면 피곤한 건 전혀 모르는 듯이 밥을 먹는다.
 
 
나는 한국인이라 전혀 안 이상한데 일본인들은 당황하는 걸 보면 재밌었다.
 
- 연락을 부담스러워 한다. (물론 남자주인공이 많이 하는 편이긴 한다.)
- 술 먹고 아이스크림을 먹자는 게 무슨 뜻인지 모른다.
- 밥먹자는 소리가 그냥 하는 건지 모른다. (물론 남자주인공은 좋아서 하는 소리다.)
- 누나 라는 소리에 당황한다. (좋아하는 뜻으로 해석하는 느낌..?)
 
물음표는 내가 실수 했을 수도 있으니까.. 내가 보면서 느낌은 그랬다. 
 
하나씩 구글에 찾아보면서 한국어를 학습해 가는 게 귀여웠다. 이건 문화가 다른 이방인이기에 가능한 연출이다.
 
사랑하니까 그 사람의 문화를 알아가고 싶고.. 자연스럽게 국경과 인간의 경계가 희미해지면서.. 사람으로서 사랑한다는 거.
 
너무 로맨틱하다. 사랑의 국경이 어디있겠어! 
 
 

 
웃긴 장면은 아무래도 일본이 전기 민영화기 때문에 나온 장면 같은데 ㅋㅋㅋㅋㅋㅋ
 
회사에서 (밤에) 유리가 태오 생각하면서 전기를 키고 있자 사진 속 서브남이 "전기세 많이 나와. 꺼."라고 한게 웃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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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가 속마음을 듣는다는 것도.. 동화와 함께 연출하면서 아름답다. 인어공주 같기도 하고
 
여주는 듣고 싶지 않은 남의 욕에 힘들어 하는데 태오는 한국인이고.. 여주가 한국어를 몰라서 상처도.. 피곤함도 없다는 점이 좋았다.
 
자국민이 아니고 외국인이기에 겪을 수 있는 이야기라고도 느꼈고. 
 
자주 보고싶다. 세계는 다문화다. 글로벌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재미있는 로코.. 또 보고싶네. 대만 중국 기대기대 킥킥. (레즈비언으로 보면 더 좋고.)
 
 
 
잘생겼고 친절하고 능력있는데 자국민 남성들이 주던 불편함을 안 주는 상대방.. 어쩌면 로맨스의 적격이지만 항상 한국은 한민족 국가라고 다문화를 외면한건 아닐까 싶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