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4살부터 지금까지 레즈비언 정체성을 가지고 살고있다. 나는 트랜스젠더나 젠더퀴어처럼 성정체성 자체는 없다. 젠더퀴어 인가 의심한 적도 있지만. 나는 그것보다는 여성으로 태어난 거 그대로 좋다. 사회가 여성에게 편견적인 이미지를 요구하는 것이 싫다. 난 시스다. 태생도 지금도 쭉. 동성애자로 8년째 살고있다. 아니 애초에 내가 태생 레즈비언 일지도 모른다. 이성애자들 위주에 세상에서 어릴 때 부터 성소수자를 알기는 더욱 어려우니까.
내가 하는 말이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으면 메모장에 적어두고 검색해라. 이성애 중심으로 살아가는 당신이 공부 좀 할 필요가 있다.
사진에도 나와있지만.. 사진 출처는 비마이너 뉴스
내가 생각하는 나의 정체성은 일단 남성에 단 하나의 욕망도 없다. 나도 사람이라 차은우, 송강, 강동원 같은 미남을 보면 잘생겼다고 생각할 줄은 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감정이 더 발전하지 않는다. 미술관에 가서 본 다비드상 처럼 바라본다. "오 잘생겼다." , "오 멋지다". 이게 다다.
그리고 성소수자 얘기하면 꼭 성관계 얘기가 나온다. 이건 반드시 얘기하고 싶다. 내가 아직까지 성관계는 해보지 않았다. 하지만!!! 성관계를 강요할 생각은 단연히 없다. 그리고 다른 성소수자들도 마찬가지다. 강요하면 우린 그걸 성소수자라고 부르지 않는다. 성범죄자라고 부르지. 성소수자에게만 성관계 얘기 나오는 것도 웃기다.
이성애자는 24시간 성관계만 하는 가? 아니다. 성소수자도, 나도 그저 선택이다. 서로 합의하에 하는 건 당연한거고.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스퀸십을 원치 않는다. 그건 성폭력 범죄다.
나는 남자친구를 여러 번 사귀었다. 첫 번째 남자친구는 여자를 사랑한다고 인지하기도 전에 사귀었다. 너무 어릴 때 사귀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인간으로서 오는 호감으로 사귀었다. 친구하고 싶던 마음이었다. 착각 했을 뿐.
그와는 스퀸십을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일상에 대해서 얘기하고 취미공유하고 그런게 더 행복했다. 그는 인간적으로 너무 선한 말을 해주는 사람이었다. 우울했던 나에게 그는 구원이기도 했다.
그 다음 남자들은 너무 끔직했다. 두 번 다시 만나고 싶지 않다. 힘들 때 잘못 만난 쓰레기들이었다.
내 진정한 사랑.. 내 첫여자친구를 짝사랑하면서 이 감정이 뭔가 찾아봤다. 네이버에서는 '성소수자' , '레즈비언'이라고 말했다.
하도 사람들이 동성애가 병이라고 하니 정말 내가 병의 걸린건가 싶어서 남자를 가지고 실험해봤다. 남자의 손, 입술을 다 만져도 그 어떤 행복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살덩어리를 만지는 기분이었다. 찰흙을 만지는 기분이었다.
내 첫여자친구를 보는 순간 유독 그 애 주변에만 벚꽃이 아름답게 휘날렸다. 유독 그 애의 입술의 촉촉함이 내 입에 닿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유독 그 애의 행복을 내가 이루어주고 싶었다. 남자를 만나면서 들어보지 못한 생각이 들었다. 꿈에서도 여자와 키스하고 손잡는 꿈을 꿨고 여자에게 사랑을 빠지는 순간 모든 쾌락을 다 느끼고 싶었다. 여자만이 나의 욕망을 채워줬다. 내 첫 여자친구와는 서로 만지고 싶어서 손을 만졌다.
내 첫 남자친구와 손을 잡았을 때는.. 사람으로서 좋아서 그랬나 걔는 따듯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끝났다. 하지만 그 외에는 살덩어리의 찝찝함이 날 너무 불쾌하게 했다. 하지만 여자와 손을 잡는 순간 향기로운 비누향기와 함께 날 따듯하게 잡아주는 그 촉감이 너무 좋았다.. 발끝에서부터 머리 끝까지 혈액순환이 되면서 황홀감을 느꼈다. 마치 구름 위를 떠다니면 이런 기분을 느낄까 싶을정도였다.
나는 절대로 양성애자가 아니다. 나는 범성애자도 아니다. 남성들이 멋지게 보이면 그냥 사람으로서 좋은 사람이라고 느껴진다. 그리고 넘어간다. 남성에게 그닥 관심도 없다. 남성들의 이야기를 잘 까먹는다. 여성에게 충실하다.
나는 사랑하는 방식은 똑같으나 그 대상이 단순히 동성일 뿐이다.
남성을 좋아하는 여자가 너무 많아서 슬플 뿐... 관심도 없고 못생기고 추잡한 남자들과 행복하다는 여자들을 보며 씁슬할 뿐.. 남성들이 괴팍함을 안아주려는 여자들을 보면서 정말 슬프다.. 덕질하는 것 처럼 잘나지도 않은 남자들을 안아주려는 여자들이 정말 많다. 남성들은 좋겠다, 여성들의 사랑도 받고..
레즈비언은 정말 여자를 사랑할 줄 아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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