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제발 보라고 보라고 난리를 했던 드라마가 있다.
바로 "만들고 싶은 여자와 먹고 싶은 여자' (作りたい女食べたい女)다.
티빙과 왓챠에 있다는데 난 지금 티빙써서 바로 클릭했다.

여자주인공들 소개. 오른쪽 여성. 이름, 노모토 유키 (만들고 싶은 여자)를 말한다.
노모토 유키는 요리하는 sns계정이 있을 정도로 요리를 좋아한다. 하지만 소식가다. 요리하는 행위 자체를 좋아해서 엄청 많이 요리를 하고 싶어한다.
그러던 와중에 잘 먹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바로 왼쪽에 있는 여성. 이름, 카스가 토토코 (먹고싶은 여자)를 말한다.
남존여비 사상이 심한 집에서 나와 살아가는 여성. 맛있는 걸 먹는 걸 좋아한다. 대식가다.
노모토 유키는 발랄하고 쾌할한 성격이라면 카스가 토토코는 덤덤하고 조용한 성격이다.

이 드라마는 뭘까. 레즈비언 역시 평범한 삶을 산다는 것을 보여주는 드라마였다. 따듯한 국밥 같은 드라마였다. 나 역시 위로를 주는 드라마였다.
곧 죽을만한 위기를 겪는다거나 마녀사냥을 당한다거나 자신의 정체성의 끔찍한 아픔을 느낀다거나 없다.
끔찍한 가난속에서 아프지도 않다.
이들은 살아가다가 우연치 않게 인연을 만난거다. 같이 공통 관심사를 얘기하며
- 여자라서 음식 차별하는 식당 사장 만나거나
- 생리날이(몸살이 나서) 힘들어서 챙겨준다거나
- 여자는 결혼해야지 강요하거나
정도만 나온다.
회차가 15분인데 15분동안 1~2분 내로 나오고 주변사람들이 앨라이(성소수자 연대자)다.
진심으로 그 사람이 웃어서 좋고 그 사람과 함께하는게 좋아서 지낸다.

같이 국을 먹거나 아니면 여행가서 먹는 장면들을 특히 좋아한다.
사랑하는데 이 감정이 모르겠으니까 구글에 '여자들끼리 사랑'을 검색하면서 '레즈비언', 'LGBTQ'를 검색한다.
그 모습이 나 처음 정체화할 때 모습을 보는 기분이었다.
회사원인 캐릭터가 옆집 사람을 위해 연차 쓴 날에 그것도 아침 일찍 일어나 도시락을 싸주겠나는 거 보고 "이게 사랑 아니면 뭔데?!"라고 소리지르게 됐다.
일상 속에 할 수 있는 순애가 가득하다.
한 화당 15분이라 그런가 2시간짜리 영화보는 기분이었다. 에피소드들도 잘 이어지고!

- 여성 둘이 일상 속에서 행복하고 평범하게 지내는 걸 보고 싶다.
- 맛있는 음식 많이 보고 싶다
- 나는 요리 하기를 좋아한다
- 나는 사람이다
여기에 속하는 게 있다면 꼭 보길!
나는 요리하는 거 좋아하는데 그게 남자를 먹이려고 하는 게 아니라 이 행위를 좋아하고 내가 먹는 걸 좋아한다. 만들고 싶은 여자에게 많이 공감했다.
만들고 싶은 여자 역시 남자를 위한 여자가 아니라고 많이 외쳤기에.
어린시절부터 인지하지 못했지만 이성애자들 사이에서 자기 자신을 인식한 것도 공감했다.
나 역시 사춘기 시절부터 그랬기에.
남들과 다름을 느낀다? 나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게 된다? 사실 이런 언급들 부터 퀴어라는 점이 확실하다 생각하는데..
이 드라마가 그런 포인트도 잘 담았다.
시즌 2에는 고민했으니 이 마음을 확실하게 해 나아가는 과정을 담았겠지? 꼭 보고싶다.

원작 일러스트도 너무 좋다. e북으로 라도 만화책을 사볼까. 레즈비언 플래그 깃발 두루고 웃는 일러스트도 너무 귀엽다.

작가님 헤더를 보니까 무성애자 플래그도 보인다. 시즌 2에는 무성애자 캐릭터가 나오는 걸까?
기대된다.

작가님이 수익금으로 퀴어 단체에 기부도 하셨다고 한다. 작가님 멋지다..!

내가 요리 하는 여성과 식사하는 여성으로 본 이야기는 영화 '301 302(삼공일 삼공이)'였다.
여기는 여성이 요리에 집착하면서 행복한 삶을 얻을 수 없다면 억지로 만들겠다는 쪽이고.. 이웃집 여성이 내 음식을 "감히 안 먹어?"하고 먹는 쪽이었다.
내가 새삼 피폐 한 걸 많이 봐서 그러나..
만들고 싶은 여자 먹고 싶은 여자는 너무나 따듯한 내용이라 회개하게 되었다.
좋았던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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