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심하게 열이 났다.
죽는 거 아니야 걱정이 됐다. 난 만성질환으로도 이미 죽을 위기를 겪었다. 그때도 참 살고싶었다,
이렇게 죽고싶어 하는 걸 보면 신이 축복을 주는 것 일지도 모른다. 이제 삶을 끝내라고.
살고싶었다.
나는 아직 젊어, 못 가.
죽고싶다는 생각도 잠시. 눈 떴을 때 내일이 있기를 바랬다. 내일의 내가 또 그렇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싶었다.
불교에 말대로 내가 윤회하길 바랬다.

여기에도 그렇고 상담에도 그렇고 그렇게나 죽고싶다고 말했는데 난 죽고싶은게 아니었다.
나는 죽기에 젊다. 아직 20대 초반이다.
나는 이 악물고 뭔가 이루고 멋진 사무직이 된다거나 그런게 아닌 거 같다.
어떤 직업이던 먹고 살만큼 벌으며 혼자만의 방에서 쉬고싶다. 병원비가 싼 나라에서 쉬고싶다. 진짜로 날 알아주는 친구와 연락하면서 물 흐르듯이 살아가고 싶다.
내가 가진 이상으로 나를 안아주며 그냥 그렇게 살고싶다
따듯한 나라에서 가끔 영화보거나 산책하고 맛있는 빵 하나 먹고.. 그래 이것도 그냥 사치라면 인정하겠다. 난 이런 사치를 하고 싶던거다. 부담감에 허덕이며 늘 무언가 이루어야 한다고 살고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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