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이 동시에 오는 경우

조울증과 공황장애를 둘다 가지고 있다는 건은

lesbian-life 2024. 8. 22. 00:16

 조울증과 공황장애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떤 것일까? 나는 정신병을 조울증 하나만 가지고 있었기에 상상도 못했다. 정신병을 2개나 가지고 있고 그게 동시에 나타나면 진짜 죽고싶어진다는 걸.

 

 이제부터 내가 할 얘기는 다소 우울한 얘기다. 나는 죽을 용기가 없다. 나는 총을 사서 내 머리에 쏴버릴 용기가 없다. 나는 칼을 사서 내 목에 꽂을 용기가 없다. 하지만 죽고 싶다는 마음은 종종 가진다. 

 

 

 내가 조울증 중에서 조증 증세가 더 심한 사람이라고 진단 받았지만 우울함 역시 가지고 있다. 특히나 조증이 심한 만큼 우울한 동안에 심한 만큼 우울하다. 그리고 공황을 얻었다.

 

 공황은 무엇인가? 죽을까봐 무서운 것이다. 죽을 것 같은 위협에 숨을 못 쉰다는 것이다. 손도 못 움직이고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한다. 일상생활을 하지도 못한다. 불안감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 

 

이 다른 질병이 둘다 온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죽고 싶다. 그런데 죽을까봐 무섭다. 왜 웃는지 모르겠는데 죽고싶다 vs 죽을까봐 무섭다라는 두 가지 마음을 동시에 생각하며 웃는다. 남이 보기엔 더 기괴해지는 것이다. 혼란이 증가했다. 죽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내 몸은 진짜 죽을까봐 무서워서 숨을 못 쉰다. 내 정신이 나를 살려보겠다고 웃는다. 웃는 이유가 없이 웃는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날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당연하다. 나도 나 자신을 모르겠는데. 내 두 가지 상태를 설명하자면 이렇다는 거다. 나도 설명하면서 도대체 이 정신 상태가 뭘까 싶다. 혐오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미쳤다'가 정말 딱 설명하기 좋다. 하지만 이런 나도 사람이니까 나를 존중하면서 설명하고 싶은데 정말 모르겠다. 

 

이상한 3가지의 감정들이 나와 싸운다. 스트레스로 3가지의 질환들이 나를 괴롭힌다. 더 괴롭힌다. 

 

 조울증과 공황장애 중에서 조울증을 더 오래 가지고 지낸다. 그렇다고 해서 조울증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같이 지내면 지낼수록 모르겠는 녀석이다. 이미 혼란스러운 집에 공황장애라는 녀석이 나타나버렸다. 더 혼란스럽다. 내 정신을 집이라고 비유하면 나는 이미 조울증으로 불난리, 물난리를 반복하는 집이다. 그런데 공황장애가 와서 내 집에 숨 못쉬는 연기까지 진동을 한다. 

 

진짜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는 걸까.

 

 

 스위스 안락사 캡슐을 저장만 했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편해진다. 비용할 돈, 영어 실력, 질문에 대답할 멀쩡한 정신이 없어서 아쉽다. 아니면 스위스에 아름다운 자연을 보고 내 생각을 바뀌었으면 좋겠네. 여행이라도 갈 돈이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