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국 태생이다. 가족도 한국인이다. 외국인으로 살면서 느껴지는 불편감을 느껴본 적이 없다. 하지만 나는 왜 굳이 외국인이 되려고 하는걸까?
사람은 피부색으로도 차별을 한다.
안 나가본 사람들이 한국이 났지. 외국 나가면 고생만 하지 뭐 그런 소리도 한다. 그럼에도 나는 왜 나가고 싶을까?
나는 일단..
1) 여성이다. 한국은 여성인권이 낮다. 한국보다 여성 인권이 높은 나라에서 살고싶다.
2) 나는 만성질환도 있고 정신질환도 있다. 만성질환과 정신질환으로 나라에서 지원금 못 받아도 좋다. 병원비는 한국보다 더 싼 곳에서 살고싶다. 그리고 병이 있다고 해서 숨기는 문화는 없었으면 좋겠다. 불편해도 속으로만 생각하고 앞에서는 티내는 문화는 없었으면 좋겠다. 시민의식 자체가 아픈 사람을 기다려주는 문화가 있었으면 좋겠다.
3) 가난해도 하루에 고기 한 번, 야채 하나, 빵 하나를 먹는데 문제 없는 경제 수준이면 좋겠다. 이건 내 전공이 4D에 속하는 직업이라 그럴 수도 있다. 내 전공이 이민에 있어서 반기는 직업이다. 내 전공을 살려서 취업할 경우 고기, 빵, 야채를 먹는데 문제 없다.
4) 한국만큼 남을 관심 가지면서 쉼 없이 일만하기 싫다. 남을 견제해야 하고 독기있게 살기 싫다. 정신병을 계속 키우는 일터가 싫다. 부장님, 과장님을 눈치보는 문화가 싫다. 워라벨을 존중해주는 일자리에서 일하고 싶다.
5) 날씨가 사계절만 있는 게 아니라 선선함이 있는 날씨면 좋겠다. 추운 건 싫으니까.
6) 난 집 욕심도 없다. 최소한 전기포트로 죽을 끓여먹을 작은 식탁을 올려두고 누울 곳, 화장실만 있는 방도 좋다. 곰팡이 있으면 그건 곤란하지.
7) 외국에서 한국인이 보기 싫다. 한국 남자가 외국에서도 도촬범죄를 하거나 아니면 얼굴 얘기하면서 한국에서 싫었던 문화를 그대로 외국에서도 실행하려는 모습을 보기 싫다. 백인들이 원숭이 보듯이 보는 건 싫다. 한 10%정도는 있었으면 좋겠다. 그것도 아니면 이미 이민자가 익숙한 나라라서 동아시아 여자를 처음 봐도 조심심하려는 문화를 가지거나.
그래서 한국으로 오려면 비행기를 제법 타야하는 곳으로 도망가고 싶다. 내가 너무 오래 되어 기억 속에 미화된 한국만 가지고 있고 싶다. 다시는 돌아가지 않을 마음의 고향으로 한국으로 남겨두고 싶다.
8) 나는 레즈비언이다. 레즈비언이 결혼이 가능한 나라에서 살고싶다. 제대로된 동성애자 교육을 하는 나라에서 살고싶다. 나 역시 옳은 자료를 찾아보고 싶다. 레즈비언이라고 일상생활을 하면서 불이익을 얻고 싶지 않다.
9) 1~ 8번부터 다 가능한데 외국인이라는 차별 딱 하나만 받는 나라에서 살고싶다. 그것만 바란다.
한국이 과연 이 1~8번을 들어주는 날이 올까? 다 들어준다면 나도 유학 잠깐만 가는 걸로 끝나겠지. 복지 선진국이 되기만 한다면 괜찮겠지. 나는 사회주의 국가로 가고 싶은데 한국이 과연 그러려고 할까...
티스토리에서 해외 사례를 모아두는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한국이 싫어서.. 나는 또 적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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