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

조울증 진단을 받게 된 계기

lesbian-life 2024. 6. 25. 19:38

 나는 초3때부터 왕따를 당하면서 정신이 많이 망가졌다. 특히 고3때는 입시 스트레스로 정신이 가장 망가졌다. 나는 살기위해서 정신과에 방문했다. 
 
 주치의를 만나기 전에 미리 상담을 해주는 의사를 만나고 그리고 의사를 만나는 식으로 2번 상담이 이어갔다. 정신과에 처음가면 정신이 아픈 사람이 많아서 그 줄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 정말 피곤하다. 다음으로 의사를 2번 만나면서 했던 얘기를 또 하고 또 하고 반복을 한다. 
 
 정말 지루하다. 복지 혜택을 받은 얘기를 다음 게시물에서도 할 거지만 우리 나라는 내가 아프면 아픈 내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오랜 시간을 써야한다. 이게 정말 지친다.
 
 
어쨌든. 우울증은 들어봤어도 조울증이라는 건 처음 들어봐서 정말 낯설었다. 
 
 
네이버에서는 조울증을 다음 과 같이 설명한다.
 
'조증과 우울증이 번갈아 가며 나타나는 감정의 장애를 주요 증상으로 하는 정신 질환이다.

조증시에는 지나친 자신감, 지나친 과다 활동, 수면 욕구 감소, 너무나 고양된 기분이 그 증상이다. 한편 우울증 시에는 지나치게 우울한 기분이나 초조감, 인생에의 지나친 허무감, 자살 욕구 등을 증상으로 한다. 일반적으로 약물치료를 실시하며 질병의 이차적 장애 방지, 역동적 요인의 해결, 의사소통 능력 증진, 긴장 감소, 사회 적응을 위해 정신 치료가 필요하다.'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84093&cid=42128&categoryId=42128

조울증

조증과 우울증이 번갈아 가며 나타나는 감정의 장애를 주요 증상으로 하는 정신 질환이다. 조증시에는 지나친 자신감, 지나친 과다 활동, 수면 욕구 감소, 너무나 고양된 기분이 그 증상이다.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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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한다.
 
 
 의사한테도 이런 식으로 들었다. 그래도 진단을 받을 때는 인식을 못 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정신과에 간 후기를 들으니까 내가 만났던 의사가 그래도 친절한 사람이구나 싶었던게 질병을 알려주면서 
 
"이상한게 아닙니다. 사람들이 몰라서 그렇지 많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질병 중 하나입니다."
 
 이런식으로 말해줬다. 조증과 우울증이 번갈아 가며 나타나는 감정의 장애. 기뻤다가 슬펐다가를 반복하는 증세 인 것이다. 원래 나는 기쁨도 크게 잘 느끼고 슬픔도 잘 느낀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특히 고3 때는 대학을 못 갈까봐 걱정이 컸다. 새벽에 잠을 잘 못잤다. 나는 이게 모두 다 느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신과와서 알게 된 점이.. 남들은 내가 초월자가 되었다는 감정을 느껴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슬픈 날이면 밤에 잠을 못 잔다. 우면서 잠을 못 자기도 하는데 기뻐서 잠을 못 잔다. 설레는 그 기분이 아니다. 발 끝에서부터 머리 끝까지 열이 확 올라오는 기분이 느껴진다. 우리가 신나면 느껴지는 엔돌핀 말이다. 그리고 그 엔돌핀으로 분명 나는 바닥에 누워있는데 천장이 닿을 거 같은 느낌을 받는다.
 
내가 다 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 그리고 어떻게 잠들었는 지 기억도 안 날정도로 계속 하늘에 머물어 있다. 
 
'나는 다 잘하는구나.'
'나는 못 할게 없구나'
'나는 위대하구나'
 
 이런 자만에 빠진다. 그럼 이게 오래 가나? 이렇게 기뻐하느라 체력을 썼기에 제정신으로 못 산다. 마약을 한다면 이런 기분이겠다 싶다. (안 해봤지만.) 
 
 
 기뻐하는 동안 남들이 나한테 하는 얘기들 잘 기억이 안 난다. 멍때리면서 웃는 순간이 많다. 이게 적당히 슬프면 모르겠지만 이렇게 기쁠 정도로 지내다가 슬퍼지는 순간 지구 내핵 밑까지 내려가는 거 같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내가 왜 이런 걸 해야하나 무기력감도 들고 일어나는 것 조차 힘들다.
 
조울증이 초반에는 이중인격을 의심받았다고 하는데 그럴 만 하다. 나 역시도 혼란스러우니까. 
 
 
 
 내가 생각하기에 조울증은 아주 높은 감정의 무언가에서 아주 낮은 어딘가로 계속 떨어지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기분이다. 약을 먹기에 중간에 있다. 물론 난 기쁨이 가득한 쪽에 가깝다. 조증.. 그래 나는 무기력보다 웃고 있는 그 순간이 많다. 
 
 좋으면 좋은 거 아닐까 싶지만 극단적으로 기뻐서 우월함을 느끼고 그 기뻐하는 동안 잘 기억하지 못한다는 건 정상이 아니다. 모든 극단적인 경우 좋지가 않다.
 
 조증이 심하면 입원치료를 해야한다고 한다. 도박을 한다거나 기뻐서 교통사고를 낸다거나 여러 일들이 많다고 한다. 그정도로 기쁜 사람들은 조울증 1기라고 하는데 나는 2기다. 극단적인 상태만 아닐뿐. 정상은 아니다.
 
하지만 정상은 너무 먼 이야기다. 어떻게 다들 그렇게 정상으로 살 수 있는거지. 놀라워. 너무나 놀라워. 
 
 
 벌써 조울증과 3년 째 함께하고 있는데 그렇게 상담을 받고 치료를 받아도 모르겠다. 약을 먹기 전 보다, 상담을 받기 전보다는 증세가 덜 해진 건 맞으나 사라지지 않는다. 머리가 한 번 조울증 상태를 유지하고 나니 도망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만성질환자라는 것이다.
 
씁슬하지.. 건강은 잘 찾아오지 않는데 질병은 이렇게나 잘 찾아오다니.
 
 이렇게 극단적인 감정에 슬퍼지는 순간 그냥 죽을까. 뭐 이런 우울한 생각도 한다. 우울함을 못 버텨서 살기 위해서 선택한게 매우 큰 슬픔을 줘서 슬픔을 잊어보려는 몸의 발악이지 않을까도 싶다.
 
 조울증을 향한 막말이나 편견도 상당하고.. 이러니까 장애 등급을 주는구나도 싶은데 ㅋㅋ... 나의 너무 큰 약점이다. 이걸 어떻게 하면 달라질 수 있을까 싶고..
 
평온하게 살고싶다. 그냥 잔잔한 바다처럼.. 내 감정은 너무 폭풍우다. 
 

https://www.nocutnews.co.kr/news/5986967

"보호관찰소는 혐오시설이 아닙니다"

■ 방 송 : 울산CBS <시사팩트리 100.3> (FM 100.3MHz) ■ 제 작 : 이태인 PD, 성민주 작가 ■ 진 행 : 이태인 PD ■ 대 담 : 김기환 소장(울산보호관찰소), 이종호 회장(울산‧양산보호관찰위원협의회),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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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정신장애인 관련한 시설에 대한 얘기다. 
 
 인간이란 참 신기하다. 프릭쇼를 통해서 사회적 약자들을 괴롭히던 역사도 있지만 꼴보기 싫다고 가두는 역사가 정말 크다. 시설 주변을 싫어하는 것도 그렇고. 
 
 나 역시 힘들지만 극단적으로 변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다. 혼란스러운데 좀 열심히 해보려는 내 노력을 세상에 토닥여줬으면 좋겠는데 생각할 문제가 많아서 정말 속상하다... 
 
한국은 정신이 아프기 쉽지만 아픈 건 좋아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