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고 싶다
그곳이 어디든.
속해서 생기는 모든 우울감을 버린 채. 내가 주체성을 가지고 이것저것 다 해도 불행할 수 있는 어디든. 불행조차 편안해서 정신이 또렷해지는 그곳 어디로든. 물이 주변에 있으면 더욱 좋겠고.. 상처 받았다고 말해도 내가 예민하고 또 오바한다고 들리지 않을 어딘가로. 한 번 돈을 왕창쓰고 그대로 아무도 구해주지 않아도 우울감에 빠져버릴 수 있는 그곳 어디든. 아파도 괜찮을 그 어디로. 아픈 게 오히려 정상이고 아프지 않은게 비정상인 그 어디든. 여행으로 익숙해질려고 하면 떠나서
나를 오히려 지킬 수 있는 어디로.
이민을 가면 외국인이 많고 한국 음식을 구하기 쉬우며 가끔 한국의 친구들과 보이스톡을 하기 위한 와이파이를 잊지 말아야지. 이민을 간 나라에서 후원을 해서 아이를 키우고 강아지를 키우며 집에 올 이유를 만들어야지. 집에 들어갈 문이 이유가 되게 만들어야지. 문 안에 또 나를 위한 공간이 된다는 걸 만들어야지.
그렇게 좀 익숙해질만 하면 강아지랑 떠돌아다녀야지.
이것도 살아 있으면 해당하는 얘기고. 이런 계획도 안타깝게 눈이 떠있어서 하는 소리일뿐 감는다면 다 관심없다. 오히려 다행이다 라고 생각하고 떠날거다.
막상 눈을 감았는데 슬프다면 이 악물고 외면할 것이다. 슬프니까. 삶이라는 거. 살아 있으면 또 나를 죽여달라고 울테니까. 나도 나를 위한 선물이라고 생각해야지.
떠도는 이동수단이 집이 되어도 좋겠다. 아파서 운전면허를 못 따는 게 가장 큰 단점이니까.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왠지 모르게 죽기 싫은 이유가 떠오르는 했는데 그것도 살아있으면 해당하는 얘기고. 싫다. 죽으면 그 이유도 와면하고 죽음이라는 자유 앞에서 웃고싶다.
죽을 생각을 하면 심장이 너무 아픈데 요즘은 그 심장이 아픈것도 즐겁구나. 이 굴레를 드디어 끊어버릴 수 있어서.
뻔뻔해서 죽음 앞으로 다가갈 수 있겠구나 그런 생각도 든다.
자유롭고 싶다 진심으로. 계속 내 입으로는 떠나고 싶다. 떠나고 싶어. 라는 말만 내뱉게 된다.